폴 그레이엄의 아래 생각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그가 NFT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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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가 물리적인 방식으로 동작하던 시절에는 비싼 시계일수록 더 정확했다. 이제는 아니다. 쿼츠 운동의 개발과 함께 보통의 타이맥스 브랜드 시계가 수십만 달러를 호가하는 파텍 필립보다 더 정확한 시간을 나타낸다. 비싼 차와 마찬가지로 시계에 많은 돈을 들이면 오히려 그에 따르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뿐이다. 기계적인 방식의 시계는 시간만 부정확한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태엽도 감아 주어야 하는 것이다.
테크놀로지가 저렴하게 만들 수 없는 유일한 대상은 브랜드다. 우리가 요즘 브랜드에 대해서 많이 듣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브랜드는 그러니까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에 존재하는 실질적인 차이가 증발하면서 남게 된 찌꺼기와 같은 것이다. 당신이 소유한 물건 위에 어떤 브랜드가 찍혀 있는가 하는 문제는, 그 물건을 실제로 갖느냐 갖지 못하느냐 하는 문제에 비하면 별로 중요하지 않다. 1900년에 당신이 마차를 소유하고 있었다면, 누구도 당신에게 그것이 어느 브랜드냐고 묻지 않았을 것이다. 마차를 가졌다면, 그것만으로 당신은 부자이기 때문이다. 부자가 아니라면 승합마차를 타든지 아니면 걸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가난한 미국 사람이라도 차를 운전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특별히 비싼 차를 쉽게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광고로 훈련이 잘되어있다.
폴 그레이엄 - 해커와 화가, [7장 차이에 대한 연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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