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mas Carlyle(1795~1881; 평론가, 역사가)은 "Silence is more eloquent than words."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우리 말로 하면 침묵은 말보다 웅변적이다, 라는 뜻이다.
비슷하게, "말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다."라는 격언도 널리 쓰인다.
격언에 담긴 선조들의 지혜가 괜히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은 아닐 터, 침묵은 확실히 금과 같은 가치가 있다.
이러한 침묵의 가치를 한 번 깨달은 사람은 침묵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어느새 그렇게 된 것 같다.
나는 최근 말수가 급격히 줄었다. 나의 침묵은, 믿었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고 내 의견이나 생각을 자신 있게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출발했다. 좋은 출발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침묵하면서 상처가 많이 치유됐고, 지금은 목소리와 침묵을 적당히 사용할 줄 알게 되었다.
지혜로 가득하다는 성경의 잠언(Wisdom)에도 침묵에 대한 구절이 많다.
11장 12절: 지혜 없는 자는 그의 이웃을 멸시하나 명철한 자는 잠잠하느니라.
17장 28절: 미련한 자라도 잠잠하면 지혜로운 자로 여겨지고 그의 입술을 닫으면 슬기로운 자로 여겨지느니라.
전도서에도 비슷한 말이 있다. 내가 결정적으로 침묵의 가치를 깨닫게 된 구절이기도 하다.
6장 11절: The more the words, the less the meaning, and how does that profit anyone?
말을 많이 할수록 의미는 작아진다는 얘기이다. 이것은 직관적으로 이해가 된다.
내게는 meaning/words의 수식에서 분모가 커지면서 meaning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것처럼 이해되었다.
하여튼, 침묵을 지키면서부터는 내가 뱉는 말들이 조금 더 무게감 있게 상대방에게 다가감을 느끼게 되었다.
한 예로 상대방이 나에게 잘못을 한 일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 대화를 하든 통화를 하든 나는 이유를 묻고 침묵하였다.
많은 경우 상대방은 혼자 이렇게 저렇게 변명을 하다가도, 끝내 스스로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곤 했다.
내가 흥분해서 화를 내고 말다툼을 했다면 좋게 끝나진 않았을 것이다.
이곳에도 더 많은 글을 쓰고, 더 많은 생각들을 풀어놓고 싶지만 너무 길게 쓰면 안 될 것 같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 그 핵심만 남겨놓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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