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nothi Seauton. 블로그의 이름이기도 한 이 그리스어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너 자신을 알라'가 된다.
누구의 머릿속이든 갖가지 지식이 삶을 통해 축적되기 마련이다. 차이는 지식의 질에 달려 있다. 그리고 지식의 질은 환경에 달려 있다.
학교에만 머무는 학생의 신분을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좀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지식들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얘기할 기회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요즘은 직장, 결혼, 윤리, 종교, 삶과 죽음에 대한 귀중한 깨달음들이 마치 출근 시간의 지하철 문이 열릴 때처럼 내 작은 머릿속에 밀려들어오고 있다.
문제는 이 지식들이 스쳐지나가듯 잠시 머릿속에 들어왔다 나간다는 것이다. 내가 바쁠수록 휘발성은 더 강해지는 것 같은데, 무척 아깝다. 이렇다 보니, 상충되는 지식이 시차를 두고 들어오면 나는 오락가락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직장에 대한 부모님의 조언, 교수님의 조언, 인턴할 때 만났던 사장님의 조언, 선배들의 조언, 친구들의 조언이 다 다르다. 어라, 분명히 내가 알기로 ~~~였는데, 그럼 오늘 들은 이 얘기는 뭐지? 뭐가 맞는 거지? 둘 다 맞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이 지식들을 담아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머릿속에 잠시라도 들어오는 이 소중한 것들을 잘 정리하고 나름대로 질서를 만들어놓으면, 객관적이고 일관된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수많은 생각들을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내가 누군지 더 잘 알게 될 것 같다. 여기에 쓰는 글이 다 내 생각인데, 그것들끼리 모순될 때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내 생각의 근저가 되는 뿌리사상과 욕망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스물 다섯, 인생의 중요한 milestone이 되는 이 시점에 좋은 소일거리가 생긴 것 같다.
Gnothi Seauton!
NEXT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