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돌아온 노병을 만났다.
그 병사는 많이 야위었고, 말이 어눌했으며, 항상 누워 있었다.
하지만 병사는 이미 지난 전쟁을 회상할 때는 편안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살아남았음에 감사했고, 그 전쟁이 얼마나 덧없는 것이었는지를 깨달았다.
그가 전쟁을 앞둔 나에게 이야기했다. 너무 자신만만하지 말라고.
전쟁에 나가 끝끝내 이겨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그도 전장에 나가기 전에는 자신만만했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쏟아지는 총알과, 비와, 피와, 두려움에 아무리 저항을 해도,
이내 몸과 마음에 깊숙하게 박혔고,
어느새 당당했던 자신감은 사라지고 신께 자비를 구하게 되었다고.
그는 나를 보면서 꼭 그와 같다고 했다.
그는 언젠가 내가 전쟁에서 돌아와, 자신과 같이 힘없이 누워 있게 될 때에,
또 다른 젊은이에게 더 나은 방법으로 충고할 수 있도록 고민해보라고 했다.
그 노인과 나는 그렇게 시간과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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