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가다가 문득 하늘을 보았는데,
높은 소나무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딜 그리 바쁘게 가냐고.
웃음기 없는 얼굴로 뭘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그 나무는 여태껏 많은 사람들을 보아왔다고 했다.
그 나무는 사람이 신기하다고 했다.
뭘 그리 바쁘게 움직이는지,
그렇게 오다가다 어느 순간 보이지 않더라고 했다.
나는 잠시 서서 그 나무를 바라보다가,
이내 손 끝에 주렁주렁 달린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손가락을 땅바닥으로 질질 잡아당기는 것을 느끼고는
가던 길을 바삐 갔다.
그러나 그 나무는 이제 그 곳을 지날 때마다 나를 내려다보면서
늘 같은 얘기를 해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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