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검색 기능을 추가했다. 내가 하진 않았다. GPT-4가 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Main.tsx 파일에 아래와 같이 가짜 div를 만들었다.
...
<div>Search</div>
<Posts posts={posts} />
...
그 후, 가짜 div 안에 검색 기능을 채워달라고 GPT-4에게 부탁했다. GPT-4가 (1) useState로 검색어와 검색결과를 만들어주고, (2) handleSearch 함수를 만들어주고, (3) 검색창을 만들어주었다.
게다가 기존 코드가 TailwindCSS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className에 들어갈 적절한 디자인도 알아서 만들어주었다.
다만 GPT-4가 처음 만들어준 버전으로는 초기 화면에 검색 결과가 텅 비어 있었다.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전체 포스트가 노출되어야 했다. 몇 번이나 다시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제대로 고치지 못해서, 그냥 내가 검색어 타입을 string | undefined로 만든 후 undefined일 때에는 전체 포스트를 보여주도록 분기를 만들어야 했다.
그렇게 하고 나서 다시 GPT-4에게 나의 코드를 검사해달라고 했는데, 고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 모든 일이 아침에 잠깐 사이 벌어졌다.
GPT-4로 인해 생긴 근본적 변화는 작업 속도의 증가가 아니다. 우리 뇌가 어떤 고민을 시작할 때 본능적으로 느끼는 부담감 내지는 부하, 즉 cold start problem을 없애주는 것이 진짜 근본적인 변화다. 귀찮은 일, 까다로운 일, 고민 좀 해봐야 하는 일을 “착수”하는 부담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검색 기능 넣기는 꽤 오래 전부터 TODO 리스트에 있었던 전형적인 앉은뱅이 항목이다. 막상 하면 별 게 아닌데, 일상이 바쁘다 보니 은근하게 미루던 것이다. 막상 착수를 하고 나면 인간이 더 빠르고 정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은 게으름 때문에 귀찮은 일을 수개월 동안 백로그에 올려두고 처리하지 않는다.
즉 GPT-4가 아껴주는 것은 작업 시간이라기보다는, 작업되지 않고 있는 시간이다. 전자는 속도이고, 후자는 추진력이다. 휴대전화가 생기면서 암기력이 불필요해졌는데, 이제 추진력도 불필요해질 수 있어보인다.
”-력“이 하나둘씩 commodity가 되면 어떤 가치가 살아남을까?
아무튼, CI/CD도 GPT-4와 협업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다. (당연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코드 작성 후 깃헙에는 버전 관리용으로 push만 해두고, 실제 배포는 서버 인스턴스에 직접 접속해서 하고 있다. GPT-4를 이용해서 앞으로는 git push만으로 서버 내 코드도 업데이트 되도록 해야겠다.
그렇게까지 하고 나면 초급 개발자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질 것 같다. 왜냐면 나는 초급 개발자보다도 개발을 못하는데, GPT-4의 힘을 빌리면 내가 구상하는 것들을 대부분 금방 구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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