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의 회장의 지행 33훈 중 제4훈 "업의 개념."
개념은 영어로 concept이다. 업의 개념이 중요하다는 회장님 말씀을 "컨셉이 중요하다"로 바꾸어보자. 그러면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컨셉은 미리 존재하는 것인가, 고안하는 것인가?
컨셉은 내가 잡는 것이다. 소위 컨셉 잡는 건 내 역할이다. 무언가 만들 때 컨셉을 잡는데, 그게 미리 잡혀 있거나 관객/독자 등이 정해주는 게 아니다. 그런 후, 내 컨셉에 맞는 고객을 내가 필터링하는 것이다. "잘 찾아오셨어요" 또는 "잘못 찾아오셨어요"처럼.
내 컨셉이 약물 처방인데 상담 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찾아오면 되돌려보내야 한다. 내 컨셉이 즉문즉답인데 제자가 토론을 하러 찾아오면 되돌려보내야 한다. 내 컨셉과 다른 행동을 요구하는 상대방을 수용하고 맞춰주다 보면, 시쳇말로 '말린다.'
나와 잘 맞는 고객과 오랜 인연을 만들려면 고객을 까다롭게 선정해야 한다. 물론 지나치게 까다로우면 사업이 아니라 예술의 경지에 이르고, 많은 예술가가 그렇듯 가난해지겠지만. 어느 정도의 필터링은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