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규 - 인문학 리스타트

by Dongeun Paeng
Nov 25, 2025 · 만 35세

내 인생을 바꾼 책 수준은 전혀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그런 책일 수도 있겠다.


얕고 넓게 정치, 경제, 역사, 종교, 철학을 다룬다. 저자가 박식하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아마 책에 드러난 것은 저자 지식의 극히 일부일 것이다. 경제든 역사든 철학이든 깊이 알수록 재미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인문학이 생존 도구로서 효용을 띠므로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 경험으로는, 개인 단위에서 역사 공부가 그 개인의 생존과 경쟁우위에 기여하는 바는 거의 없다.


누군가 말한 것처럼 역사는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는 재현 가능하지도, 반복 가능하지도 않으므로 이론으로 일반화 할 수 없다.


철학도 마찬가지다. 철학의 쓸모는 철학자들 사이에서도 정리가 안 돼 있다.


경제는 얘기가 조금 다르다. 케인즈가 말했듯 모든 사람은 경제를 알든 모르든 자신이 속한 경제 체제의 영향권 아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거시경제 또한 개인 차원의 교훈으로 증류하기엔 한계가 있다. 한계가 있는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불가능하다.


역사, 철학, 경제는 조직 단위에선 좀 더 실용적일지 모른다. 타인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요긴한 근거로 쓰일 수 있다. 하지만 개인에게 필요한 건 자서전, 전기 또는 자기계발서나 참고서 같은 실용서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사철을 공부하는 게 왜 중요할까? 중요하다기보다 그것은 지적 유희다.


세상을 보는 렌즈가 늘어나면 더 다채롭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보는 행위 자체가 즐거움을 유발한다.

PREVIOUS POST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Oct 21, 2025 · 만 35세
좋은 책이다. 훑어볼 만하다. 자본주의의 길잡이 책으로서 적격이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