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에서 프로젝트가 끝나고, 한국으로 들어가기 전에 베트남으로 다낭으로 휴가를 왔다.
환승을 위해 호치민 공항으로 입국하자 효성과 신한의 대형 간판이 보였다.
공항에 광고판을 걸어놓은 것을 보니 베트남에 한국인 사업가, 여행객이 꽤 많은가 보다.
그런데 왼쪽의 효성은 누가 보라고 걸어놓은 광고일까?
신한은행은 B2C 사업의 성격이 강하고, 효성은 B2B 사업의 성격이 강하다.
즉 오른쪽의 신한은행은 베트남에 들어온 한국 사람들이 환전/송금을 할 일이 있을 테니까, 은행 하면 신한은행이 떠오르도록 광고할 법하다. 하지만 효성은 공항에 돌아다니는 일반 사람들에게 어필할 만한 건덕지가 별로 없는데 왜 저 위치에 저 광고가 필요한 걸까?
'베트남 효성'으로 구글링을 해보니까 1조 4천억원 짜리 화학 공장 투자 기사가 나온다.
'효성 호치민'으로 검색하면 '석유화학·인프라·IT 분야 협력' 같은 얘기가 나온다. ('16. 9. 기사)
조현준 사장은 “효성은 베트남 남부지역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했다”며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글로벌 1위 제품의 생산기지로 발돋움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또 “향후 호치민시와 석유화학, 전력 기자재, 상하수도 처리, 도로 건설 등 인프라 분야와 전자지불결제, ATM 등 IT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기사를 보니 호치민 시의 관료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광고를 설치한 것 같기도 하고...
대학에서 공부할 때, B2B 기업인데도 일반 소비자들에게 TV 광고를 하는 경우를 배웠던 기억이 난다. 기억이 잘 안 나는데 BASF, DuPont 같은 화학 기업도 있었고, 더 잘 알려진 기업 중에는 Intel도 있었다.
일반 소비자가 직접 Intel의 칩을 사는 경우는 없더라도, Intel이 들어간 컴퓨터가 좋은 컴퓨터, 같은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면 컴퓨터 제조사들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Intel 부품을 안 쓸 수가 없다는 것이다.
레노버에서 만든 내 노트북에도 인텔 스티커가 떡하니 붙어 있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성의 대형 광고판이 왜 호치민 공항에 달려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살다 보면 언젠가 이해가 되는 날이 오겠지.
(2024-07-24: 지금도 이해를 못하겠네요... 왜 하필 출국장인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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