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과 사색들

by Dongeun Paeng
Dec 23, 2015 · 만 26세

요즘 나의 일과는,


10:00 기상

10:00~13:30 독서 및 휴식

13:30~16:00 웨이트 트레이닝

16:00~19:00 독서 및 휴식

19:00~21:00 레슬링

21:00~24:00 독서 및 휴식


한 마디로 운동과 독서의 반복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안정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무에타이 시합이 취소되고 나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레슬링을 병행하고 있다. MMA 선수들은 보통 유도, 레슬링, 주짓수, 무에타이와 웨이트 트레이닝, 크로스핏 등을 병행함으로써 밸런스를 맞추어간다. 탁월한 스트라이커인 코너 맥그리거의 경우에는 레슬링과 무브먼트(몸의 유연성이나 균형을 향상시키는 운동, 맥그리거를 가르친 Ido Portal의 영상을 보면 알 수 있음.) 등을 훈련해서 부족한 면을 보완하고 있다.


아무튼,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하고 나서 엄격한 식단 관리로 한 달 동안 체중이 5kg 빠졌다. 73kg대에서 현재 68kg대로 줄였고, 1월 16일 프로필 사진을 찍는 날까지 64~65kg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체지방률은 10%대로 뺀 상태이다. 고구마 한 개와 닭가슴살 한 쪽으로 이뤄진 식사를 세 시간 간격으로 하루 네 번 먹고 있다. 운동 후에 보충제 한 번을 더 먹는다.


1월 16일에 웨이트 트레이닝이 모두 완료되고 바디 프로필 사진을 찍는데,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80%가 식단이고 20%가 운동이다. 그래서 영양학에 대한 공부가 필수로 요구된다. 두 달 동안 PT 트레이너와 매일 같이 운동을 하는데, 그 시간 동안 영양학의 기초에 대해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오늘은 탄수화물의 종류에 대해 배웠는데, 쌀밥과 고구마는 같은 탄수화물이지만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같은 양을 먹어도, 쌀밥만 먹으면 몸에 지방이 쌓일 확률이 높다. 같은 양을 먹어고 고구마를 먹을 때 다이어트 효과가 더 높다. 왜냐하면 두 음식은 혈당 지수(GI 지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쌀밥의 혈당 지수가 더 높은데, 혈당 지수가 더 높다는 것은 몸에 들어왔을 때 흡수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뜻이다.


그래서 쌀밥을 먹고 바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금세 소화가 끝나 남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축적될 확률이 고구마보다 크다. "쉽게 설명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보통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는 탄수화물의 혈당 지수가 높고, 복잡한 구조의 탄수화물은 혈당 지수가 낮다. 그래서 흰 빵, 쌀밥, 떡 같은 탄수화물은 몸 안에 들어가면 빠르게 흡수된다.


반면 보리밥, 현미밥, 흑미밥, 잡곡밥 같이 복잡한 구조의 밥이나 고구마 같은 것은 복합 탄수화물이다. 그래서 소화가 느리게 되고, 살을 빼는 데에도 좋다.


그래서 예전에 우리나라가 못 살 때는 고도 비만이라는 질병이 없었다고 한다. 왜냐면 쌀이 귀해서, 대부분 보리밥을 먹었기 때문이란다. 90년대 이후 갑자기 비만이라는 질병이 급증하고 그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쌀이 풍족해지면서이다.


그래서 요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찾고 쌀밥은 되도록이면 피하는 추세이다.


문득 재밌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할 때는 부자가 돼서 쌀밥을 먹으려고 그렇게 노력하더니, 막상 잘 살게 되니까 쌀밥을 안 먹으려고 노력을 한다.


이 생각을 하는데, 최근에 읽은 어떤 글이 기억났다.


류시화의 책 중에 작자 미상의 시를 옮겨놓은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 나오는 "신과의 인터뷰"라는 시를 아래 옮겨보려고 한다.


어느 날 나는 신과 인터뷰하는 꿈을 꾸었다.

신이 말했다.

'그래, 나를 인터뷰하고 싶다구?'

내가 말했다.

'네, 시간이 있으시다면.'


신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의 시간은 영원,

내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무슨 질문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가?'


내가 물었다.

'인간에게서 가장 놀라운 점이 무엇인가요?'


신이 대답했다.

'어린 시절이 지루하다고 서둘러 어른이 되는 것

그리고는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기를 갈망하는 것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

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다 잃는 것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쳐 버리는 것

그리하여 결국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지 못하는 것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

그리고는 결코 살아본 적이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는 것.'


신이 나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잠시 침묵에 잠겼다.

그런 다음 내가 겸허하게 말했다.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자식들에게 그 밖에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신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내가 이곳에 있음을 기억하기를.

언제나, 모든 방식으로.'

NEXT POST

Dec 23, 2015 · 만 26세

꿈은 참 재미있다. 더 보기

PREVIOUS POST

정글만리 통독!

Dec 17, 2015 · 만 25세

3권짜리 책 치고는 엄청 쉽게, 그리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