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컨설팅 회사에서 오퍼를 받았다.
1~3 라운드 총 다섯 번에 걸친 면접을 통과하니 오퍼가 나왔다.
어안이 벙벙하다.
mock interview를 해본 적도, 컨설팅 동아리를 해본 적도 없는 내가 컨설턴트라니.
운이 억세게 좋아도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역시 인생은 운칠기삼인 것인가.
사실 나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운칠기삼에서 운이 결국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카톡 대화명도 운칠기삼이 아닌 주칠기삼(主七技三).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어마어마한 경험을 했다.
내가 준비한 것이라고는 케이스인포인트 책에 나오는 문제 가지고 후배와 두세 번 만나 인터뷰를 흉내내본 것뿐인데.
아무튼, 세상이 참 신기하다. 사는 게 신기하다.
내가 의도한 곳에서는 일이 턱턱 막히고, 의도치 않은 곳에서 일이 술술 풀린다.
하나님의 계획이 내가 가고자 한 길과는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내가 계획하는 것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뜻만 내 삶을 통해 이루어진다.
어떤 사람들은 내 이런 신앙이 맹목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 치고는 아무 준비도 없이 일류 컨설팅 회사에 덜컥 합격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선배가 잊지 말고 지원해보라고 해서 레쥬메를 넣은 것 말고는 내가 한 게 없다.
에세이도 후딱 써서 내고, 그나마도 세 개 중 한 회사는 마감 기한을 깜빡하고 있다가 시간이 지나서 제출도 못했다.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다.
아무튼, 지금 기분이 좀 묘하다. 내일 일어나서 지난 2주간 벌어진 폭풍 같은 일들을 다시 정리하고 글도 다시 써야지... 감사한 분들에게 연락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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