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by Dongeun Paeng
Apr 12, 2015 · 만 25세

갑자기 불안했다. 잠도 오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 때 어스틴에서 QT말씀(매일 읽는 짧은 성경구절)이 도착했는데, 아래와 같았다.

타이밍도 참, 미국과 한국의 시간 차 때문에 잠 못 들고 뒤척일 때 즈음 절묘하게 도착했다.


"내가 눈을 들어 산을 바라보리라. 나의 도움은 어디서 오는가?

나의 도움이 천지를 만드신 여호와에게서 오는구나."


한동안 신앙이 없는 사람처럼 지냈다.

내가 죽어라 노력해야 하고, 내 힘으로, 내 지혜로 해보려고 했다.


그럴수록 더 불안했다. 왜냐면 내가 최선을 다한다 한들 결과에는 운이 작용하는 데다가 선천적으로 나보다 똑똑한 경쟁자들도 많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내가 발악하는 레벨보다 더 높은 곳에서 더 큰 힘이 작용한다는 것을 믿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상하게도 대학에 들어오기 전, 그리고 군대 가기 전에는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았다.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면 알아서 다 잘 될 거라고 믿었다. 왜냐면 신이 나를 지켜준다는 철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능을 망치면 통기타 하나 메고 미국으로 떠나리라, 하면서 수능을 쳤고, 군대는 카투사 떨어지면 특전사에 지원하리라, 하면서 무관심하게 기다렸다.


역대 최저학점으로 미국 교환학생에 신청했을 때도 될대로 돼라, 라는 심정이었고 작년 입사하기 전에도 굶어죽진 않겠지, 어디 한 군데는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스터디도 하지 않았다. 그 흔한 자기소개서도 대충대충 썼다.


그랬던 내가 언제부턴가 앞날에 초조해하고 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 평가하는 버릇이 생겼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인생은 운칠기삼이고, 운은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거라고 믿어야겠다.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과 철학을 근거로 드는 방법도 알고, 공부도 많이 했지만 나는 아무래도 신을 거론하는 것이 제일 마음이 편하고 믿음이 간다.


그것에 대해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지금껏 내가 성공해온 방식이니까.

위 구절은 아래와 같이 이어진다.


"그가 너를 넘어지지 않게 하실 것이니 너를 지키는 분이 졸지 않으시리라.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분은 졸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으신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키시며 네 오른편에서 너를 보호하시니

낮의 해가 너를 해치지 못할 것이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못하리라.

여호와께서 너를 모든 위험에서 보호하시고 네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시리라.

네가 어디를 가든지 그가 너를 지키실 것이니 지금부터 영원히 지키시리라."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고 다시 한 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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