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 어른과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여러 얘기를 했지만, 그 분은 나와 식사를 할 때마다 푸념을 늘어놓는다...라고 하면 어감이 좋지 않지만,
본인의 회한을 슬픈 표정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지난 인생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기란 가슴이 먹먹해지는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내가 나의 삶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이처럼 좋은 반면교사의 대상이 있을까.
우리가 나눈 얘기의 골자는 이렇다.
젊어서 버는 돈으로 저축에만 몰두하지 말고, 그 돈을 재투자해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여야 한다.
(1)
젊을 때 돈이 없는 것은 나이 들어 가난하게 사는 것보다 덜 risky하고,
나이가 어릴 때에는 생계 유지비가 훨씬 적게 들기 때문에,
젊은 시기야말로 자기계발에 마음껏 투자할 최적의 시기이다.
(2)
때를 놓치면 무언가를 새로 배우기가 무척 힘들다.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지 못한 채 나이들어버리면 꿈을 꿀 자격도 없어진다.
꿈이라는 것은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약간의 실력이라도 갖춘 사람이 꿀 수 있는 것이다.
내가 IT기술로 세상을 바꾸고 싶어도, 그 분야에 어떠한 지식이나 경험도 없다면 그 꿈은 뜬구름일 뿐이다.
이 때 기술을 배우고 싶어도, 젊은 사람에 비해 나이 든 사람은 기회비용이 크고 시간이 적어서 안 된다...
라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보았다. 나는 아직 만 24세의 창창한 나이이다.
하지만 그런 나도 동갑내기 대학생 친구들이나 후배들에 비해서는 이미 많은 시간을 놓치고 있다.
운 좋게도 칼 같이 9-6를 지키는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그리고 모든 교육비용을 회사에서 지원해주고 있지만,
회사의 복지나 연봉보다 더 값지고 희소한 것은 바로 "시간"이다.
집에 가면 7시.
다음 날 기상 시간은 7시 반.
퇴근 후 익일 출근 전까지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12시간 30분.
그 시간을 자기계발과 잠으로 나누어 써야 한다.
내가 나이 들어 후회하지 않기 위해 배워놓고 싶은 것들은 좀 많은 편인데, 아래와 같다ㅎㅎㅎㅎ
1. 운동 : 격투기
2. 음악 : 기타
3. 기술 : 프로그래밍 (지금은 Java를 공부중이다.)
4. 외국어(optional) : 중국어, 일어, 스페인어
1초도 낭비하지 않고, 친구도 안 만나고 내가 좋아하는 게임(롤)도 안 한다고 해도
하루 1시간씩 실력을 키우고자 하면 6시간의 자기계발 시간이 필요하다.
잠을 6시간 내외로 자면서 살면 될 것 같지만 그게 생각처럼 잘 되지를 않는다.
야근이나 출장도 계획을 망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학시절이 소중하다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일, 배우고 싶은 것들을 저렴한 비용에 마음껏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목표를 가진 대학생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번 학기는 1~4번을 할 거야! 라고 계획한 후에,
중국어초급, 스페인어초급을 넣고 일어학원을 등록하고 방과 후에는 격투기 도장을 다닐 수 있다.
그렇게 하고 집에 와도 5~6시. 기타를 치고 코딩 연습을 해도 데이트하고 롤 할 시간이 남는다ㅠㅠ
그래서, 대학생이 부럽다.
근데 지금의 나도 수많은 어른들이 부러워하는 나이이다.
나를 보는 어른들 대부분이, 젊을 때 많이 배우라고 조언한다.
정말로,
시간은,
금이다.
대학생 때보다는 시간이 적지만 우선순위를 정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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