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추 블로그? 싫어요 페이지?

by Dongeun Paeng
Mar 25, 2014 · 만 24세

예전에 취직 준비할 때 사진을 찍으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한 블로그에서 강남의 어떤 사진관을 추천해주는 글을 읽었다.

마침 강남에 갈 일도 있고 해서, 그 사진관에서 4만원의 거금을 주고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사진을 보정하는 과정에서, 정말 만족스럽지 못했다.

참다 못한 내가 "여기 이 부분 조금 이상한 것 같은데 어떻게 안 되나요?"라고 했더니, 그런 건 컴퓨터로 안 된다고 했다. (ㅠㅠㅠㅠ)


나흘 뒤에 사진을 찾아오라고 했지만 찾으러 안 갔다. 내가 찍어본 내 사진 중에 정말 제일 흉측했기 때문이다. 보정 작업 없이 동사무소에서 찍은 운전면허증 사진보다도 더 별로였다. 긴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 찍은 여권사진보다도 훨씬 별로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그 사진관에 들어갔을 때 수북히 쌓여있었던 '찾아가지 않은 사진들'을 보고 알아차렸어야 했다.

이제 내 사진도 그 더미위에 살포시 얹혀질 것이다.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추천 일색의 블로그 말고 비추 전문 블로그 어떨까!!

나 같은 피해자가 또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첫 카테고리는 내가 직접 당한 사진관!

사진관 비추 웹페이지를 만들고 마음껏 불평불만을 들어주자, 라고 생각하며 부모님께 아이디어를 공유했을 때 엄마가 말했다.


설령 그게 돈이 될지라도, 사람 살리는 일을 해야지 사람 죽이는 일은 안 된다.

남의 장사 훼방 놓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중에 이 아이디어를 들은 여자친구도 같은 얘기를 했다. 그건 명예훼손이라고.


내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 돈이 될지언정 남의 업을 헐뜯는 일이라니.

하지만 최소한 블로그의 무차별하고 맹목적인 추천 글에 당하는 소비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어떤 자동추천 알고리듬이 상업화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진관, 맛집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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