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나무

by Dongeun Paeng
Mar 10, 2014 · 만 24세

오뉴월 꽃이 피는 나무.

향기가 유난히 아름답고 진한 나무.

황폐한 사막에서도 무럭무럭 자라는,

뿌리가 긴 나무.


뿌리가 너무나 길고 강하게 뻗어서,

제대로 뽑지 않으면 다시 생명력을 얻고,

완전히 뽑고 나면 나무가 있던 자리에 커다란 구멍이 남는 나무.


아카시아 나무의 별명은 썩지 않는 나무.

아카시아 꽃의 꽃말은 품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쓰였다고도 하는 성스러운 아카시아 나무.


무너지기 쉬운 산일수록 아카시아 나무가 필요하다고 한다.

튼튼한 뿌리가 지표면을 따라 넓게 퍼져서,

나무 주변의 붙잡아주어 땅을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불안할수록, 토양이 쉽게 흔들릴수록 힘이 되는 나무.


너는 아카시아 나무와 신기하리만큼 비슷하다.


6월에 너라는 꽃이 내 마음에 피어 진한 향기가 진동했다.

너를 뽑기에는 이미 뿌리가 너무 많이 자랐다.

너를 뽑고 나면 그 주변 땅이 무너지고 만다.

너는 어느새 나를 지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나무가 되고 말았다.


너를 뽑는다는 것은 내 산을, 내 마음을 붕괴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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