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 궤도와 안정자군이 무엇인지 설명했다.
이제 궤도-안정자군 정리를 알아보자. 쉬운 방정식인데 그냥 말로 표현하겠다.
어떤 가 가지는 궤도 안의 원소 개수와, 안정자군 안의 원소 개수를 곱하면, 그 에 작용하는 군 의 원소의 개수가 된다.
신기하다! 왜일까? 증명해보자. 그 전에, 위 정리를 우리 문제에 적용해서 해석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지금 추상화된 영역에 있다. 일부러 현실의 문제(서로 다른 색칠 경우의 수 구하기)를 수학 문제로 바꾼 것이다. 문제를 풀기 위해 일부러 수학을 도입했는데, 자꾸 추상화 영역을 벗어나 현실로 돌아가려고 노력해선 안 된다.
그저 수식을 여러 차례 거듭했더니 어떤 방정식이 증명되면, 그 방정식을 사용해 끝내 궤도의 개수만 구하면 된다. 그제야 우리는 현실 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즉 지금은 철저히 수학 문제만 풀기로 한다.
이제 궤도-안정자군 정리를 증명하자.
증명은 다음과 같이 이뤄진다. (지금은 용어를 몰라도 되고, 흐름만 이해하면 된다.)
첫째, 안정자군의 좌잉여류는 궤도의 원소와 전단사(bijective) 관계라는 것을 보인다.
둘째, 안정자군의 좌잉여류의 개수는 [군 의 원소의 개수 / 안정자군의 원소의 개수]이다.
셋째, 따라서 궤도-안정자군 정리가 증명된다.
이제 위 문장들을 하나씩 살펴볼 건데, 궤도 안의 원소 개수를 로 표현하고, 이렇게 절대값 기호를 쓰면 원소 개수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자.
첫째 문장을 이해하려면 우선 좌잉여류가 뭔지, 전단사가 뭔지 알아야 한다. 일단 좌잉여류부터 알아보자. 별 것 아니다. 이전 편에서, 어떤 삼각형의 안정자군이 라는 것을 확인했던 게 기억날 것이다. 이 집합에다가, 나머지 회전/뒤집기 종류들, 즉 를 곱한 게 좌잉여류다. 예를 들어 다.
는 삼각형에 먼저 실행하고, 그 다음 를 실행하는 걸 의미한다. 는 왼쪽 아래 꼭지점을 기준으로 삼각형을 뒤집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한 이후 를 하면 왼쪽으로 한 칸 움직이는 셈이 된다. 머리가 아프겠지만, 공책에 삼각형을 그려서 이것을 실제로 실행해보면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은 좌우 반전을 의미했다.
즉 안정자군에 를 곱한 좌잉여류는 이다. 이런 식으로 를 각각 곱하면 원소가 2개인 집합들이 생겨난다. 방금 를 구했듯.
다음으로 전단사의 뜻도 쉬운데, 안정자군의 좌잉여류 숫자가 궤도의 원소 숫자와 딱 맞고, 하나의 좌잉여류가 하나의 궤도와 짝을 이룬다는 뜻이다. 즉 일대일 대응이란 뜻이다. (하지만 영어 교재에서 one-to-one은 뜻이 조금 다르므로 일대일 대응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전단사" 관계라고 하는 게 더 안전하다.)
정리해보면 첫째 문장은 바로 이 좌잉여류들이 궤도의 원소와 일대일 대응이라는 것이다.
왜일까? 아래 긴 서사가 이어진다. 이 서사는 결국 "왜 안정자군의 좌잉여류들이 궤도 내 원소들과 일대일 대응이지?"에 답하는 서사다. (길을 잃지 말자.)
우선, 두 작용 와 를 생각해보자. 이 두 작용이 어떤 모양 를 로 바꾼다고 해보자. 즉 하는 일이 똑같다고 해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와 는 반드시 동일한 좌잉여류에 속해 있게 된다. 반대 방향도 참이다. 동일한 좌잉여류에 속해 있다면, 두 작용은 하는 일이 똑같다. 그 이유는...
여기서 대수적(식이 줄줄이 나오는) 증명이 등장해서 어쩔 수 없이 생략한다. 그냥 넘어가자. 정리해보면 안정자군의 좌잉여류는 '같은 일을 하는 작용들의 집합'이다. 그렇기 때문에 궤도에 있는 각 원소와 일대일 대응이다. 예를 들어 궤도 의 원소들은 각각 다른 모양의 변형일 테므로, 각각 다른 좌잉여류와 짝지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혹시 이해가 안 되면... 메일 보내주세요.)
자, 정신이 혼미해질 수 있을 텐데, 정신 차리자. 첫째 문장은 증명됐다. 증명이라기보단, 그렇다고 치고 넘어가기로 했다. 이제 둘째만 증명하면 된다. 둘째 문장은 다음 근거에 의해 증명된다.
근거 1. 안정자군은 군 의 부분군(subgroup)이다.
근거 2. 부분군의 원소 개수는 군 의 원소 개수의 약수이다.
근거 3. 좌잉여류들은 모두 원소 개수가 같다.
근거 1~3을 합치면 둘째 문장이 증명된다.
자, 그런데 우리는 근거 1~3이 왜 참인지 모른다. 하나씩 살펴보자. 정신을 잃지 말자. 첫째 문장은 이제 잊어버려두자. 지금 우리는 둘째 문장을 증명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근거 1~3을 잠시 공부하고 돌아와야 한다. 첫째, 둘째 문장까지만 증명하고 나면 궤도-안정자군 정리가 증명된다. (잠깐... 근데 궤도-안정자군 정리가 왜 필요했지? 이전 편에서 궤도의 개수를 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방정식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럼 이제 근거 1~3을 살펴보자.
근거 1에서 부분군이란, 부분집합이면서 군이라는 것을 뜻한다. 즉 군 의 원소들 일부를 갖고 있으면서 군의 성질을 충족하면 부분군이다. 안정자군은 뒤집기/회전하기의 총집합인 중에서 일부 작용들을 뽑아낸 것이다. (기억 안 나면 안정자군 정의 다시 보자.) 그리고 군의 성질도 모두 만족하는데, 이것도 그렇다고 치자. (아쉽지만.)
이제 근거 2를 살펴보자.
(TBD: 그냥 참이라고 하고 넘어갈까? 마무리하고 싶은데 너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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