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다 읽어간다. 책이 무척 길다. 다양한 개념을 꼼꼼하게 설명하고 넘어가려는 저자 의도가 느껴진다.
그래서 싫진 않다. 다만 좀 지루하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관심 없는 내용도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아닐까.
근데 그냥 지나치기엔 새로운 지식인 경우가 많고, 게다가 저자가 전개하는 논리에 근거로서 활용되기 때문에 함부로 건너뛰기 어렵다.
지루하게 느껴지는 또다른 이유는, 내용 전체가 하나의 주장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추상화가 잘 돼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 어쨌든 이 책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한 줄로 표현해보자면 이렇다.
아, 아래 표현은 meme과 확장된 표현형을 다루는 마지막께 짧은 내용 제외한 기준이다.
"집단선택론보다는 이기적 유전자론이 생물의 행동 진화를 더 올바르게 설명하는데, ESS와 근연도를 활용하면 이를 입증할 수 있다."
이 주장의 근거로서 수많은 사례들이 등장하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개념도 등장한다.
이 흐름을 이해한 상태에서 읽으면 재미도 있지만, 논리가 너무 촘촘해서 점차 지루해진다.
게다가 책 중반 이후 해밀턴과 트리버스의 이론이 계속 반복하는데, 대충 읽고 넘어가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이 쓰여진 시기와 배경을 이해하면, 이렇게 해상도 높게 책을 쓴 걸 이해할 수 있다.
당시로선 과감한 내용이다 보니, 밑바닥부터 쌓아올림으로써 반박을 방어하고자 한 게 아닐까?
아무튼, 지루하지만 오랫동안 기억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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