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가장 중요해보이는 대목을 전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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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수준에서 세상은 시간의 질서를 갖지 않은 사건들의 집합이다. 이 사건들은 '선험적으로' 동일한 수준에 있는 물리적 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 세상의 각 부분은 모든 변수들 가운데 일부만으로 서로 상호 작용을 하는데, 이 변수들의 값이 '특별한 부분 계와 관련하여 세상의 상태'를 결정한다.
작은 계(부분 계) S의 입장에서, (S를 제외한) 나머지 우주에 관한 세부 사항들은 구분되지 않는다. S가 극히 일부의 변수들 만으로 나머지 우주와 상호 작용하기 때문이다. S의 '관점에서' 우주의 엔트로피는 S가 구분할 수 없는 우주의 (미시적) 상태들의 수로 계산한다. S가 볼 때 우주는 높은 엔트로피의 배열에 있게 된다.왜냐면 (정의상) 높은 엔트로피의 배열에 더 많은 미시적 상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시적 상태들 가운데 하나에 있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높은 엔트로피 배열에서는 하나의 '흐름'이 나타나는데, 이 흐름의 변수가 바로 '열적 시간'이다. 작은 계 S가 볼 때 엔트로피는 열적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마도 위아래로 요동치면서 일반적으로 높게 유지될 것이다. 왜냐면 우리가 다루는 것이 고정 규칙이 아니라 확률이기 때문이다.
이 광활한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작은 계 S들이 존재한다. 그 가운데 열적 시간이 흐르는 '양 끝 지점 중 하나에서' 엔트로피가 낮아지는 변동이 발생하는 소수의 특별한 작은 계들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계들에서 변동은 대칭적이지 않기에 엔트로피는 점차 증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엔트로피의 증가가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의 흐름이다. 우주의 초기 상태가 아니라 우리가 속해 있는 이 작은 계 S가 특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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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인지 이해는 못했다. 다만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는 것. 시간이 흐른다고 느끼는 것은 하필 우리가 어떤 특별한 계에 속해 있어서라는 것. 그 특별한 계란 우주의 여러 계 중 확률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는, 엔트로피의 양쪽 끝이 불균형한 계라는 것.
대충 이런 뜻으로 이해했다. 아마 더 깊이 이해하려면, 몇 권의 책을 더 읽어봐야 할 것이다. 읽어보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다. 시간의 성질을 고민하는 것은 철학과 과학의 교차점에 있다고 느낀다. 그 기묘함을 모른 채 죽는 것이 딱히 아쉽지 않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더라, 정도만 알아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