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 할인
낮은 가격에는 차라리 거래를 하지 마라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른 경우
B2B 비즈니스에는 흔히 간과되는 비대칭이 있다. 예산 집행자와 제품 사용자가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산 집행자는 우리 회사를 선택하는 의사결정권자이고, 제품 사용자는 그 결정의 결과를 매일 마주하는 실무자다. 둘은 같은 조직 안에 있더라도 제품을 평가하는 기준과 시점이 다르다.
기준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
제품 사용자의 기준은 단순하다. 손에 쥔 제품의 완성도가 시장 평균 대비 어느 정도인지만 따진다. 가격이 얼마였는지, 어떤 협상이 오갔는지는 알지도 모르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반면 예산 집행자는 업체 선정 시점까지는 ROI를 중시한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는 평가 기준이 슬그머니 바뀐다.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실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그것이 곧 조직 내에서 자신의 평판이 되기 때문이다. "그 업체 잘 골랐다"는 평가도, "왜 그런 곳에 맡겼느냐"는 비난도 결국 예산 집행자에게 돌아온다.
모두가 손해를 보는 구조
이러한 구조 때문에 저가 수주는 모두를 힘들게 만든다. 정가의 반값에 수주하고 정가 대비 0.7만큼의 일을 해주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산술적으로는 공급자의 노력으로 구매자가 이익을 보는 듯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개발팀이 단가에 비해 과한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무자는 기대에 못 미치는 제품에 불만이며, 예산 집행자는 자신의 선택이 평판에 흠집을 냈다는 사실에 불만이다. 세 주체가 동시에 손해를 본다. 차라리 정가를 받고 120–130%의 일을 해내면 모두가 만족한다. 공급자는 정당한 대가를 받고, 사용자는 기대 이상의 제품을 얻으며, 예산 집행자는 안목 있는 결정자로 평가받는다.
가격보다 가치
이는 "고객은 가격이 아니라 가치를 기억한다"는 말로 요약된다. 비싸게 샀더라도 사용 가치가 높으면 구매 시점의 아쉬움은 금세 잊힌다. 반대로 싸게 샀더라도 사용 가치가 낮으면 구매 시점의 이점은 금세 잊힌다. B2B든 B2C든 다르지 않다. 의사결정의 순간은 짧지만 사용의 경험은 길게 누적되며, 그 길이가 기억을 지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