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름: 초가속 (동아시아 출판)
저자: 김대식, 김동재, 장덕진, 주경철, 함준호
P68
스탠퍼드대학교 역사학자 발터 샤이델 교수가 “인류 역사에서 불평등은 오로지 세 가지 방법만을 통해 해소된다"라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정확히는 질병, 전쟁 그리고 기후 변화라는 세가지를 통해서이지요. 이분이 말하는 게 뭐냐면, 사회가 발달하면 효율성이 커지면서 불평등도 계속 커진다는 겁니다. 그런데 평화로운 합의를 통해서 불평등이 해소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거예요. 그게 좋다거나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고, 역사적 사실이 그랬다는 거죠. 우리는 지금 그걸, 합의를 통해서 불평등을 줄이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시도라는 거예요.
(...)
문명이 발전하면서 평등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든요.
P86
이게 뇌과학적으로 비극인 게, 인간의 뇌는 베이스라인을 분석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상대적 비교를 우선적으로 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베이스라인이 올라가도 나와 비교 그룹의 간극이 넓어지면 그걸 비극이라고 판단해요.
(...)
불평등에 대한 감각은 언제나 나와 비교 그룹 사이의 문제이지, 절대로 역사적인 평가 대상이 못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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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는 법인 설립 후 아주 오랫동안 모든 직원이 최저 시급을 받아왔습니다.
창업 멤버들은 처음엔 30만 원, 그 다음 180만 원, 그 후 200만 원 이런 식으로 더 천천히 올렸고요.
회사가 Pre-Series A 투자를 받으면서 현금 보유고가 상승하였고, 이제 급여를 인상하지 않을 이유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요.
급여 인상을 앞두고 임원진은 보상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누구에게 얼마를 주는 것이 공정한 것이냐, 라는 답 없는 문제에 직면한 것이죠.
능력대로 분배한다면 능력을 누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도 문제이고요.
무엇보다 직군별로 급여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책에 나온대로 인간의 뇌는 베이스라인보다는 비교 그룹과의 상대적인 차이에 민감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기본급이 상승하더라도, 나의 저번 달 월급과 이번 달 월급을 비교하면서 행복해하기보단 내 옆자리 동료의 월급 인상폭과 내 월급 인상폭을 비교하면서 불행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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