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 호암자전
goodreads 평점: na
아마존 평점: na
1. 내용:
이 책은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이 타계하기 1년 전쯤 남긴 자서전입니다. 청년의 시절에 사업의 뜻을 품기 전 한량으로 살다가 삼성 창업 이전에 몇 번의 사업을 말아먹은(?) 경험부터,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 때까지 일평생의 기록을 자세히 적어놓은 책입니다. 책의 끝부분에는 사적인 취미도 서술하고 있어 이병철이라는 사람을 들여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2. 적용:
지금 우리나라에는 1조 짜리 기업, 10조 짜리 기업은 많지만 100조 짜리 기업은 삼성을 제외하면 없습니다.
작은 기업과 큰 기업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물론 엄청나게 다양한 주변 상황과 운이 결합되는 것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 무엇보다 기업가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리더의 그릇이 그가 이끄는 기업의 한계라고 합니다. 기업은 딱 리더만큼만 성장한다는 것이지요. 이병철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식민지 시절에 느낀 우리나라의 어려움과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태생적인 자원 부족으로 자급자족을 하지 못하고, 수입 물자에 일상을 의존하다 보니, 국민들이 고물가와 공급 부족 때문에 고생했씁니다. 이병철은 이런 상황을 보고 산업 자본을 형성해서 국민들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물건들을 국산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설탕, 쌀, 섬유 등 수입대체산업에 집중한 것입니다. 이후 중공업, 전자 산업 등으로 확장할 때도 사업을 하는 이유는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였습니다.
책의 곳곳에 이런 정신이 나타납니다.
3. 기억에 남는 내용:
전후 우리나라의 세법은 전시 물자 동원을 위한 법 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즉 기업들로부터 엄청난 세금을 거둬들였다는 얘기입니다. 이것은 전시에는 이치에 맞는 법이었으나 휴전 이후에는 기업의 이익을 불합리하게 축소하는 법이었습니다. 그래서 삼성은 그 법을 대놓고(?) 어겼습니다. 나중에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을 때, 이병철은 오히려 당당하게 법의 불합리함을 지적했다고 합니다.
삼성이 시작한 사업은 거의 다 국가의 요청에 의해, 혹은 국민을 위해 시작했다고 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다양한 전후 사정과 수지 분석도 고려되었겠지요. 이병철 본인의 말마따나 기업이 이익을 내지 않는 것은 사회악이니까요. 하지만 큰 그림은 늘 '이것이 우리나라를 더 부유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냐, 이것이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냐'와 같은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의심가는 사람은 쓰지 말고, 사람을 쓸 땐 의심하지 마라. 이병철은 믿을 만한 사람을 중요한 자리에 앉힌 후 거의 손을 대지 않는 방식으로 경영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했고, 그래서 인재 육성에 가장 많은 힘을 쏟았습니다. 자신의 리소스의 80%를 인재 육성에 썼다고 나와 있습니다. 책 어느 부분에 나온 종신지계 막여수인(終身之計 莫如樹人)이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기업은 영원히 살 수 없다.' 이병철은 이 표현을 여러 번이나 언급했습니다. 책에서 이렇게 반복적으로 표현한 구절은 없었는데요, 기업이 오랫동안 살아남기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의 기업 역사에서, 100년 간 상위 100개 기업에 남아 있던 기업은 2개뿐이었다고 합니다. 이병철은 기업이 오래 살아남지 못하는 이유는 변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한 가지 사업에만 계속 몰두하는 것은 어리석은 경영이라고 일침했습니다. 기업이 100년 이상 지속되는 것이 어렵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이병철의 삼성은 현재까지 3대에 걸쳐 80년 이상 그 수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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