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잡스'를 다 읽었다!
900쪽이 넘는 책이라 그런지 징글징글하게 오래 걸렸지만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던 것 같다.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에서는 창의적, 전문적 인재에게 자율성을 부여해 회사가 스스로 성장하도록 하는 방법이 소개되었다면
'잡스'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창의적, 전문적 인재를 가혹하게 몰아붙여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근 출간된 becoming steve jobs에서 보여주는 스티브 잡스는 아이작슨의 전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하는데 어쨌든 이 책에서 스티브 잡스는 괴팍하고 무서운 리더로 비추어졌다.)
서비스도 리더십을 따라가는 것 같다.
개방성을 지향하는 구글과 엄격한 통제를 지향하는 애플.
둘 다 세계 최고의 회사이고, 스티브 잡스가 죽은 이후에도 애플은 잘 운영되고 있으니만큼 어느 하나가 더 옳은 경영방식이라고 단정 짓는 데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두 책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한 점은 직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슈퍼스타급 인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도 그렇고 애플도 그렇고 A급처럼 보이는 B급 인재를 뽑지 않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그렇게 해서 자사의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게 만들었다.
나는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을까?
뭔가 정리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점점 발전해나가는 구글.
지독하게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지만 항상 최고의 제품을 내놓는 애플.
글의 말미에는 스티브 잡스가 직접 쓴 글이 나온다. 그 중 부자가 되는 것과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부분을 아래 발췌한다. 다른 회사와 그 CEO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 (미국이란 나라가 표현의 자유에 대해 더 관용적이어서 그런 것일까? 아무튼.)
마이크로소프트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그들은 분명히 지배적인 위치에서 추락했다. 그리고 상당 부분 시대에 뒤진 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달성한 것들을 높이 평가하고, 그것이 몹시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이룬 성과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들은 사업적인 측면에 매우 강했다. 하지만 제품과 관련해서는 마땅히 가져야 할 야망을 품지 않았다. 빌은 제품을 중시하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묘사하고 싶어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는 사업가이다. 그에게는 사업에서 승리하는 것이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했다. 그는 결국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으니, 그것이 그의 목표였다면 분명 목표를 이룬 셈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나의 목표는 아니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의 목표이긴 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나는 그러한 기업을(정말 멋진 기업이다.) 세운 그를 존경하며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 그는 똑똑한 사람이고 실제로 유머 감각도 뛰어나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DNA에는 인간애와 인문학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맥을 보고도 그것을 제대로 모방하지도 못했다. 그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잡스를 다 읽었으니, 이번에는 제2의 잡스라고도 일컬어지는 제프 베조스를 읽을 차례다. 이번에 읽을 책은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Everything Store)"이다.
NEXT POST
나의 블로그를 다 읽어봤다면(그런 사람은 나밖에 없겠지만) 내 인생을 관통하는 사상이 오랫동안 세 가지로 압축되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더 보기
PREVIOU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