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관하여

by Dongeun Paeng
Aug 17, 2015 · 만 25세

1. 행복에 관한 놀라운 과학 - Daniel Gilbert


Ted에 있는 그의 강의 "The surprising science of happiness"에서 몇 군데 중요한 내용을 가져왔다.


(1) 하반신 마비 vs. $314MM 복권 당첨(한화 약 3,700억 원)


그룹을 나누어 조사한 결과, 각각의 사건이 일어나고 1년 후 행복의 정도를 측정했을 때 자기 삶에 대해 느끼는 행복도가 같았다.


일반적으로 절대 그럴 수 없을 것 같다고 착각하는 이유는, "Impact Bias" 효과 때문이다. Impact Bias는 특정한 사건의 영향을 과대평가하는 오류이다.


복권에 당첨될 경우 실제보다 더 오래, 더 많이 행복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반대로 하반신 마비가 올 경우 실제보다 더 오래, 더 많이 불행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행복도에 큰 차이가 없으며, 행복은 사건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2) 나쁜 사건을 겪고도 행복한 사람들


예1: Jim Wright - 미국 하원의원장이었으나 비리로 고발된 후 사임. 민주당 최고 실세였으나 재산과 지위와 권력을 모두 잃어버림. 그러나 후에 "육체적, 경제적, 정신적 그리고 다른 모든 면에서도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라고 고백.


예2: Moreese Bickham - 법정에서의 오판으로 37년을 복역하고 78세에 출소. 그는 자신의 경험이 단순히 할 만했다, 좋았다 정도가 아니라 "Glorious"했다고 말했다.


예3: Harry S. Langerman - 맥도날드 형제에게 최초로 프랜차이즈를 제안, $3,000(한화 약 350만 원)를 내고 판권을 획득할 수 있었으나 그 돈을 빌리지 못해 포기. 그의 형에게 빌려달라고 했을 때 '누가 햄버거를 먹겠냐'라는 이유로 거절당함. 반 년 뒤 그 유명한 레이 크록이 맥도날드 판권을 획득해 지금의 맥도날드가 되었음.


예4: Pete Best - 비틀즈 원년 멤버로, 드러머였으나 멤버들이 심부름을 시켜놓고 도망가서 대체됨. 그는 인터뷰에서 "비틀즈에 남았다면 느꼈을 것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라고 대답함.


결론적으로 행복은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특히나 돈과 명성에 좌우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



2. 부자는 행복한가


요즘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이미 많이 알고 있는 얘기일 것이다. 그런데도 끝없이 부를 추구한다는 것이 표리부동해보이기는 하지만.


한편 행복을 위해 최소한의 소득 수준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것도 틀렸다. 돈에 대한 욕구를 합리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평균 이하의 소득으로 행복하게 사는 분들이 우리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가난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어보지 않았거나, 가난하게 살아보지 않아서 그렇지, 가난해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아무튼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완전히 끊으려면, 최소한 두 가지 예가 필요하다.


돈이 많은데 불행한 경우, 돈이 없는데 행복한 경우.


(1) 돈이 많은데 불행한 경우 - 재벌가를 보면 안다. 삼성, 현대, 롯데 등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들의 총수 가문이 파탄났다. 부자지간, 형제지간에 다투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돈이 뭐길래 가족을 저렇게까지 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 어떤 친구는 혈육을 등지는 것보다 더 소중한 돈과 명예가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말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돈이 뭐라고, 명예가 뭐라고 피를 나눈 가족을 등진다는 것인지 나는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부와 권력에 취한 사람은 끝이 행복할 수가 없다. 왜냐면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Hedonic Treadmill(행복의 쳇바퀴)이라는 심리학 개념 참조.


적정 수준 이상의 돈이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면, 그리고 최소한의 행복을 보장해줄 수 있다면 부유층의 자살은 설명이 안 된다. 부자는 망해도 3대가 간다는데, 상식적으로는 자살할 이유가 없다.


현대그룹 정몽헌, 두산그룹 박용오, 대우건설 남상국, 삼성가의 이윤형, 이재찬 등 가문 내의 불화와 경영압박, 비리자금 등 스트레스를 못 이겨 모두 자살했다. 부자라고 모두가 행복한 것은 아니다.


(2) 돈이 없는데 행복한 경우 - 이건 뭐 예를 들자면 너무나도 많아서 콕 집어 얘기하기도 어렵다. 우선 진정한 성직자들. 가난한 목사나 스님, 그 외의 성직자들. 그리고 가난하지만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들. 나도 그런 케이스다. 우리 집은 어릴 때 생일 선물을 받는 것도 기대하기 어려울 만큼 가난했고, 우리 집의 가장 큰 연례 행사 중 하나가 롯데리아에 가서 햄버거(데리버거 위주로) 마음껏 먹기였다. 누나와 나는 그 날이 너무 좋아서 억지로 많이 먹다가 배탈이 나기도 했다.


가난해서 해줄 수 최고의 것이 햄버거 마음껏 사주기 정도였던 어머니와 아버지는 가끔 속상하셨겠지만, 지금 우리 가족은 너무나도 화목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금도 부자가 아니지만, 나는 우리 집만큼 화목한 가족을 보는 경우가 드물다.


가난하게 자란 덕에 나는 메이커 브랜드에 아직도 관심이 없고, 옷은 물려입거나 그냥 아무 거나 사서 오래 입는다. 남들이 펜티엄 컴퓨터를 살 때 우리 집은 486이었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나 바람의 나라, 포트리스 같은 게임에도 나는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잘하는 게임이 없다. (게임 좋아하는데 공부까지 잘하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나는 그렇지가 못해서.)


아무튼 그런 덕분에 나는 공부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밖에서 뛰어놀면서 지냈다. 세 자녀를 키우느라 고생하신 부모님께 더 잘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게 된 것도, 일정 부분 가난했던 어린 시절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도, 돈이 없다고 불행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행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돈이라는 개념도 잘못된 것이다. 욕심을 버리면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 (참조: 엘론 머스크의 하루 1달러 실험, 비슷한 내용의 또 다른 기사)


비록 무화과나무에 꽃이 피지 않고 포도나무에 포도가 없으며 감람나무에서 기름이 나지 않고 밭에서 농작물이 나지 않으며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여호와 하나님이 나의 구원이 되시므로 내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리라.

(하박국 3: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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