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 Eruditio (호모 에루디티오) : 학습하는 인간
인간은 학습하는 동물이다.
고등학교 공부 말고, 본인이 탐구열을 느끼는 분야에 대해서 하루종일 공부할 때 사람은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꾸만 더 공부하고 싶어진다.
그런 분야를 발견하거나, 공부하고 싶은 강한 열망을 느끼는 시점이 대부분 나이가 들어서야 오기 때문에, (왜냐면 어릴 때는 딴 생각도 많고 관심사도 다양해서 학습 욕구만큼이나 다른 욕구들이 크기 때문에) 어른들이 "공부가 제일 쉬운 거다."라고 하는 것 같다.
그렇다. 꼭 강의를 듣고 공책에 정리하는 게 학습은 아니다.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인터넷으로 지식을 탐구하고, 혼자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묻고, 도서관에 가서 관련 분야의 책을 읽는 등 학습의 형태는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인간은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머리의 크기는 정해져있지만 그 안의 세상은 자신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한없이 넓어질 수 있다.
그리고 머릿속에 폭 넓은 지식이 있는 사람은 지적 유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예술, 철학, 문학, 스포츠, 시사, 경제, 생물학, 역사 등 다방면으로 박식한 사람은 무엇을 보든 더 많이 느낀다. 머릿속에서 connecting the dots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반면 머리에 든 게 없는 사람은 인생이 지루하고 심심하다. 누구를 만났을 때 할 수 있는 얘기도 한정되고, 조금이라도 어려운 주제를 만나면 금세 다른 얘기로 말을 돌리거나, 말수가 적어진다. 낄 틈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과 대화하면 매일 같은 얘기, 5년 전에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가 무한반복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피곤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책을 더 많이 읽을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면 생각이 외골수가 되면서 한 가지 얘기만 고집하는 무식한 행태를 보일 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다.
특히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어른들은 보편적인 지식이나 검증된 통계치가 아니라 자기 경험을 토대로 얘기하기 십상이다. 본인의 어릴 때 경험을 토대로, 10년 전 사건을 토대로 얘기하게 된다.
가령 사랑이나 우정에 대해서 얘기할 때 자기 어린 시절의 경험을 기준으로 얘기를 하기 때문에 말이 안 통한다.
사랑이나 우정의 본질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을 수 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살면서 단 한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남자의 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우습다. 그렇게 얘기할 거면 유흥업소를 가시지를 말든가ㅋㅋ
가난하지만 책을 즐기는 어른들도 있다. 그런 분들과 얘기할 때는 나도 무언가를 계속 배우는 기분이 들어서 행복하고 그 대화가 즐겁다.
또래와 시시껄렁한 얘기를 하는 것보다 더 재밌으니, 그 분의 입장에서는 20대의 마음을 훔치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튼, 나도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편인데, 심심하고 무식해보이는 어른이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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