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신세 한탄

by Dongeun Paeng
Apr 25, 2015 · 만 25세

신세(身世)


1. 주로 불행한 일과 관련된 일신상의 처지와 형편

2.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거나 폐를 끼치는 일


후자의 힘을 경험하는 요즘이다.

인맥의 힘은 정말 위대한 것 같다. 인맥이 금맥이라는 말을 절감한다.


드랍박스 창업자 드류 하우스턴의 졸업식 연설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내용이다. 이미 세 번 정도 본 것 같다.


이 영상에서 그는 세 가지 얘기를 한다.

테니스공, 써클, 그리고 숫자 30,000.


(1) 테니스공 : 개가 테니스공이 던져지면 미친듯이 달려가는 것처럼, 당신에게도 테니스공이 하나쯤 있을 테니 찾아보라는 얘기다.


이것은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은 흔해빠진 거품이다, 불가능하다."라고 얘기하는 벨 커브 중간 어딘가에 존재감 없이 존재하는 평균적인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이미 여러 번 했지만 먹혀들지도 않는 답답한 얘기이기도 하다.


더이상 설득하기도 입 아프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것은 진리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평생 행복할 수 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억지로나마 좋아하는 것은 차선. 싫은데 먹고 살려고 일하는 것은 차악. 싫어서 일을 안 하고 노는 것은 최악.


아무튼 가능하든, 가능하지 않든 원래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가불가의 여부는 시도해보지도 않은 사람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특히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사회생활을 얼마나 해보고, 취직이나 이직을 얼마나 시도해보았다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일까. 그저 눈 앞에 놓인 쉬운 판단 기준, 연봉 같은 것에 매몰되어서 좋아하는 일을 찾아볼 생각도 못하는 것일지도.


뭐, 죽을 때까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업으로 삼으려다보니 가난해지고, 처자식 다 떠나고, 결국 불행해지더라, 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분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지도 모르겠다ㅋㅋ


아, 그리고 친구들에게 그런 얘기를 듣고 좌절한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내가 저번에도 같은 얘기를 블로그에 썼던 기억이 나는데, 그리고 내가 매번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하는 나쁜(?) 생각인데,


당신이 누구와 얘기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드랍박스의 드유 하우스턴은 평범한 세상이 내세우는 기준에 묶이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그런 건 없다고 말하는 당신의 주변 사람들은 아직 수입도 없고, 나이도 어리고,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룬 것도 없는 평범한, 혹은 시험 점수가 높은, 혹은 또래 사이에서 똑똑하다고 인정 받는 '아기들'이다.


당신에게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다음과 같이 셋 있다면 누구의 말을 들을 것인가.

아브라함 링컨, 스티브 잡스, 당신의 so-called 현실주의자 친구.


스스로 생각해보길 바란다.


(2) 써클 : 당신과 당신의 주변 사람들로 이뤄진 써클이 당신을 규정한다. 이게 인맥이 금맥이라는 말과도 비슷하다. 물론 써클에서 인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극성이라는 열쇠가 필요하다.


어쨌든, 주변에 똑똑한 사람들이 많으면 본인도 어느 정도 똑똑해지기 마련이고, 주변에 부자들이 많으면 본인도 돈의 맥을 짚을 줄 알게 된다. 사업하는 형들이 많으면 자기도 사업을 하고 싶어지고, 고시생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는 자기도 고시를 통해 성공하고 싶어진다.


늘 그런 것은 당연히 아니다. 인생이 수학 공식도 아니고. 하지만 대체로 그렇다는 것이다.

(내가 한 말 아니고 드류 하우스턴이 한 말임.)


(3) 30,000 : 인생은 30,000일이고, 당신은 아마도 그 중 이미 10,000일 정도를 살았을 것이다. wow... 1/3의 인생 동안 당신은 뭘 했는가. 별 게 없다고? 그럼 앞으로라도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이다, 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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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얘기를 결국 꺼낸 이유가 뭐냐면, 인맥이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이다. 좋은 써클을 갖고 있다면, 그것을 잘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멋지게 성공한 사람들, 그리고 그렇게 될 사람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처음엔 어색하고 낯설 것이다. 그런데 그런 threshold는 누구에게나 있다. 일단 그것을 넘으면 쉽다. 모르는 사람? 덜 친한 사람? 사이가 나빴던 사람?


용기내서 연락해라. 그리고 친해져라. 실패해도 본전이다.


사회에 나와서 더욱더 느낀다. 내 주변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얼마나 큰 가치인지. 그들의 한 마디가 내 생각이나 내 처지를 실제로 얼마나 많이 바꾸어 놓는지.


그들을 만나서 밥 한 끼 하면 내가 몰랐던 사실들을 얼마나 많이 알게 되는지.


사람의 뇌는 1초에 7가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인다. (에릭 슈미트가 책에서 말한 내용이라고 저번 어느 글에선가 소개했음.)


멋진 사람과 한 시간 밥 먹고 한 시간 커피 마시면서 두 시간을 보냈다고 하자.

1분이면 꽤 많은 대화가 오갈 수 있으니, 1분에 꿀팁을 하나씩 들을 수 있다고 하자. 실제로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숫자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러면 내 뇌에는 120분 동안 840개의 새로운 정보가 들어온다.

일회적인 상황에서 들어온 정보는 더 오래,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매일 똑같은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내용은 잘 까먹지만 특별한 장소에서 공부한 내용은 더 기억이 잘 난다는 것)


그렇다.


요즘 IB, PE에 계신 선배들을 수도 없이 만나고 다닌다. 면접을 보게 되면 면접관이 내일부터는 나의 선배가 된다. 붙으면 붙어서, 떨어지면 떨어져서 편하게 선후배 사이가 되는 것이다.


내가 가고 싶은 길에 이미 가 있는 사람들, 그게 다 나의 써클이고, 나의 영웅들이고, 나의 인맥이자 금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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