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출신들이 편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찾다 보니까, 머리 많이 써야 하는 혁신적인 기업들은 사라지거나 해외로 이전하게 된다.
남아 있는 덩치만 큰 대기업들에 엘리트들이 적체된다. 내수 시장 의존도, 정부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 이런 기업들은 별다른 혁신 없이도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물건을 팔 수 있다. 이런 기업들은 정부의 도움을 받거나 스스로 구축한 힘을 이용해 일개 스타트업의 도전 같은 것은 쉽게 무마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그 밑의 기업들, 중견중소기업에 다음 단계의 엘리트들이 쌓인다. 사실 이 엘리트들도 in 서울 대학 출신에 높은 어학성적과 도전정신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상위 대기업에 초일류 엘리트들이 쌓여 있어서 밀렸을 뿐.
그 아래 수많은 계약직과 아르바이트가 있다. 놀라운 것은 이들도 교육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영어도 쉽게쉽게 읽고, 재능도 있다. 성적이 낮을 뿐 똑똑한 친구들도 엄청 많고, 솔직히 이들을 저~ 위의 기업들. 일류 대기업들에 데려다 놓고 일을 시켜도 잘한다.
나도 머리 쓸 일 없는 꿀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으로서, 나랑 같은 일을 하는 인턴, 알바 분들을 보면 나보다 훨씬 잘한다. 나는 금방 지루함을 느끼는 반면, 그 분들은 성실하게, 꾸준하게 일을 완수해내신다.
엘리트일수록 아래가 아니라 위로 가는 게 원래는 맞는 것 같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좋은 교수들에게 좋은 교육을 받았으면 그것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게 맞다.
가만히 있어도 물건이 팔리는 내수 기업에 들어가는 건 재능을 썩히는 일이다. 그러면 왜 그런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것일까? 똑똑할수록 도전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건 다들 안다. 그런데 왜 그런 책임을 회피하게끔 되는 것일까?
그것은 사회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실패할 경우 재기하기 힘든 구조, 도전에 박수 치기보단 혀를 차는 문화, 너무 비싼 집값 등이 엘리트들로 하여금 겁을 먹게 만든다.
그들에게 도전정신을 불어넣어야 하고, 한편으로 마음껏 자기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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