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갖추더라도, 사람으로서의 매력을 잃어간다면 무슨 소용인가.
서서히 ‘이 사람과 대화하는 게 피곤하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 되어간다면 얼마나 많은 애정과 존경을 잃게 될까.
나를 돌아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들을 경계해야 한다.
겸손의 적. 그것들은 무엇일까?
바로, 내가 욕망한 것들이다.
우린 그 목록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명성, 권력, 돈, 지식, 행운, 승리, 쾌락, 그밖에 수많은 것들.
내세울 만한 것을 갖게 됐을 때, 결핍이 채워졌을 때 경계가 느슨해진다. 마치 내가 “옳은”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결핍의 해소 또는 쾌락의 증가는 내가 옳은지 그른지 알려주지 않는다. 어제보다 돈이 두 배 많아졌다고, 어제보다 두 배 똑똑해진 게 아니다. 어제보다 스스로 만족스럽고 기분이 좋다고 해서, 그만큼 지혜로워진 것은 아니다.
내 사정, 상황, 조건만 바뀌었을 뿐이다.
자만해지면 이내 입냄새가 나듯, 대화할 때마다 지독한 악취를 풍기게 된다. 스스로는 눈치를 못 채지만, 주변 사람들은 서서히 지쳐간다.
겸손이란 ‘내가 틀렸을지도 몰라.’라고 끊임없이 되뇌는 것이다. 나아가 ’내가 맞더라도, 중요한 건 그게 아냐.‘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혜다. 이런 사람은 매력을 잃지 않는다.
자만한 사람은 공격성을 띤다. 친절한 말투로 감추어도 송곳처럼 티가 난다. 내가 옳다는 믿음이 너무 강해서,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한다.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지 못하는 근시안에 갇히는 것이다.
짧은 거리를 정밀하고 정확하게 볼 수 있어도, 근시는 근시에 불과하다.
좋은 인생은 누군가 내게 묻는 일이 많은 인생이다. “이거 어떻게 생각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찾는 사람이 몇 명인지 세어보라. 한 명도 없다면, 내가 찾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찾아가 물어보자.
”제 성격에 어떤 문제가 있나요? 솔직히 말씀해주세요.“
칼 포퍼가 말했다. “합리주의자는 한 마디로, 자신이 옳음을 증명하는 것보다 다른 이에게서 배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진정한 합리주의자는 자신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진실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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