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이 Better Call Saul 보는데 정말 재밌다.
Breaking Bad도 정말 재밌었는데 그에 못지않다.
자려고 누웠을 때 잠깐 질문이 떠올랐다.
(Better Call Saul을 포함해) 흑백 영상은 왜 멋진 걸까?
이유를 곧장 알긴 힘들다. 이 현상을 설명하는 논문도 딱히 없는 것 같다.
옛 물건이나 양식에 대한 본능적 향수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과연 그런가?
서론이 길었다. 이 글의 주제는 다음부터다.
중요한 것은 예술가에게 합리적인 설명 따위는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음... 이 장면은 흑백으로 가야 돼. 내 느낌이 그렇거든."라고 말하곤 편집자에게 색을 빼라고 지시할 것이다.
멋진 것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그것이 멋진 이유를 먼저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다.
역사를 보면 '바로 이거야'라는 직관과 천재성이 한참 앞서고, 그것을 설명하는 이론은 뒤늦게 따라잡는다.
파스칼은 아주 작은 숫자를 무시하는 발상을 소개해 훗날 라이프니츠와 뉴턴이 견해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쉽게 말해 미분법의 기초를 닦아놓았다는 뜻이다.
파스칼은 무한소의 생략이라는 발상에 esprit de finesse(미묘한 감각)이 주요했다고 했다.
즉 직관을 강조한 것이다.
또다른 천재 클로드 섀넌도 논리보단 직관에 의존해 정보이론을 전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당대 여러 수학자들에게 비판을 받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영향력은 들불처럼 커졌다.
창조적인 작업을 할 때는 확신이 개재해야만 한다. 물론 확신은 실수를 자주 유발한다.
그러나 애초에 실수가 두려운 사람은 창조보다 모방을 택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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