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교수의 "관계의 과학"을 읽고 있다. 가볍게 읽기 참 좋다.
중간에 죄수의 딜레마 얘기가 잠깐 나온다. 이 책에서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좋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 해결책이란 바로 상대도, 나도 믿을 수 있는 제3자가 중재안을 내놓는 것이다.
두 죄수 모두 제3자를 깊이 신뢰하기 때문에, 제3자가 제시하는 방안을 따른다.
예를 들어, 죄수의 딜레마에서 합리적인 두 죄수는 자백을 할 수밖에 없는데, 제3자가 두 죄수 사이를 오가며 이렇게 얘기한다.
"반대편 친구는 절대 자백 안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 나를 믿어. 그리고 너도 자백하지 마."
두 죄수 모두 신뢰하는 제3자가 이렇게 종용하면, 딜레마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사업 할 때도, 좋은 중재자에게 소개를 부탁하면 어려운 자리가 쉽게 쉽게 성사된다.
그리고 다소 민망한 부탁도 중재자가 더 잘 전한다. 음흉한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중재자를 거치면 단번에 '괜찮은 사람'이 된다.
이 때 중요한 건 중재자의 평판, 즉 그의 신뢰도다.
나와 상대방 모두 중재자를 신뢰하는 경우여야 그의 제안으로 양 당사자 행동이 수렴하게 된다.
그래서 덕망 있고 믿을 만한 중재자를 주변에 많이 두면 인생도 사업도 편해진다.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난 늘 멘토를 갈구해왔지만, 여전히 못 찾았다.
글을 쓰다 보니 문득 나는 그런 중재자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찰리 멍거는 (내 방식대로 paraphrase 하자면) "become a reliable person, then you can't not succeed in your life and business."라고 했다.
신뢰할 만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돌연 신뢰 형성 과정이 궁금하다.
NEXT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