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론은 매년 한 번씩 읽어야 하는 책이다.
다빈치를 하면서 '인간관계론 읽어야지'라는 생각이 더 자주 든다.
고객이든, 협력사든, 틀린 말을 하는 경우가 잦다.
이 때 내 본능은 이렇게 고함친다.
"당면한 문제와, 상대방의 오해와, 그 원인을 설명하자. 그럼으로써 내 생각이 타당함을 명료하게, 논리적으로 보여주자."
이런 본능은 다빈치 사업이 IT컨설팅이고, 컨설턴트는 옳아야만 하기 때문에 발동한다. 사안을 잘 모르고 자주 틀리는 컨설턴트는 자격 미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관계론에서는 다르게 얘기한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그의 가치관과 감성에 호소해야 한다고.
상대방이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거나 지나치게 방어적이면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다빈치를 하면서 work ethic이나 이해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났다. 그럴 때 방심하면 표정에 경멸이나 조소가 드러난다.
요즘은 메일 등으로 소통할 때 존중의 표현을 많이 담는다. 그리고 사실이든 아니든 상대방을 칭찬하고, 나를 낮추는 표현을 포함한다. 그 과정에서 진정성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인간관계론을 여러 번 읽다 보면 그 책에서는 "진정성 있게 사람을 대하라"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간관계론은 전술책이지, 도덕책이 아니다. 인간관계론에선 "네가 진정으로 상대방을 위하든 위하지 않든, (그건 내 알 바가 아니고) 상대방을 위하는 태도를 보여야 네 뜻대로 일이 풀릴 걸?"이라고 한다. 책은 철저히 사람을 설득하고 움직이는 원리만 밝히고 있지, 그 기저에 당위를 부여하지 않는다.
아무튼, 해가 지나기 전에 인간관계론을 한 번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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