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꿀 언론의 미래

by Dongeun Paeng
Feb 20, 2025 · 만 35세

우연히 아래 기사를 봤다.


달걀이 질린다면…달걀보다 단백질이 더 많은 음식 7가지


생선, 육류 외에 몇 없을 텐데... 하는 생각으로 클릭해봤다. 혹시 내가 모르는 게 있을지도 모르니.


역시는 역시. 클릭을 유도하는 기사였다.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휘뚜루마뚜루 쓴 기사다. 인턴 기자가 쓴 탓인지, 아니면 이 언론의 성격인지 모르겠지만 가짜 지식을 전파하는 글이다.


기사는 음식별 그램당 단백질 함량을 비교한다. 그램당 단백질 함량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누구라도 잠깐 생각하면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이런 글이 쓰인다는 것은 사람들이 무비판적으로 글을 읽는다는 방증이다.


음식의 무게는 중요하지 않다. 물을 떠올려보자. 물 1L 마시고 잠시 몸무게가 1kg 늘었다고 해서 "헉 살쪘다"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중요한 건 칼로리다. 칼로리를 많이 섭취하면 살이 찐다. 그러니 단백질 함량을 얘기할 때는 '칼로리당' 단백질 함량이 중요하다.


기사에는 체다 치즈의 그램당 단백질 함량이 달걀보다 높다고 쓰여 있다. 이 글을 읽고 체다 치즈를 왕창 먹는 다이어터가 있다면 만류하고 싶다. 물론 체다 치즈의 그램당 단백질 함량이 달걀보다 높다. 대신, 그램당 칼로리는 달걀보다 훨씬 더 높다. 즉 같은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야 한다.


아침부터 기사 하나에 왜 그렇게 흥분하냐, 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이 기사가 네이버 피드에 떴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클릭하고, 반응도 좋았다는 뜻이다. 그게 나를 불편하게 한다. 그럴싸하지만 거짓 난무한 기사가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처럼 퍼지면 안 된다. 도덕적이지 않다.


다행히도 언론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AI가 해결사다. 이 기사를 GPT에 넣고 "이거 진짜야?"라고 물어보면 금세 거짓말이라고 알려준다. (아래)




AI가 보편화 된 3년 후 쯤에는 기사에 팩트 체크 봇이 달릴 것이다. 네이버가 달든, 그런 플러그인/Extension이 나오든, 매체에서 직접 하든, 기사 배포 전 어느 단계에선가는 분명 AI 스크리닝이 개입할 것이다. 어서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NEXT POST

골프 잘 치는 법

Feb 22, 2025 · 만 35세

레슬링 관원 중 골프 코치가 있다. 샤워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골프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더 보기

PREVIOUS POST

져도 즐거울 수 있는 마음

Feb 13, 2025 · 만 35세

스파링에서 자주 진다. 많이 진다고 익숙해지진 않는다. 매번 속상하다. 더 보기